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애플의 스티브 잡스, 델의 마이클 델, 스포티파이의 다니엘 에크. IT 업계 종사자라는 것 빼고 이들의 공통점이 뭘까. 대학을 중퇴하고 하고 싶은 걸 했던 사람들이다. 이 능력자 목록에 한 명을 더 추가해야겠다. 자바 가상머신을 위한 딥러닝(Deep Learning for Java, 이하 DL4J)을 만든 아담 깁슨(Adam Gibson)이다. 그는 미시간공과대학교를 중퇴하고 일찍부터 IT 업계에 발을 들였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그와 구글 행아웃으로 영상 인터뷰를했다. 장혜림 기자 [email protected]

“제 꿈은 평생 ‘스스로에게 금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컴퓨터 과학자(Self-Funded Scientist)’로 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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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딥 러닝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스타트업 ‘스카이마인드(Skymind)’를 창립하고 지금은 이곳에서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일하고 있는 아담 깁슨의 말이다. 한국 나이 27세(1989년 생)인 그는 오픈소스 딥러닝 프레임워크인 DL4J를 개발했고 2013년 벌써 네 번째 스타트업인 스카이마인드를 차렸다.

아담 깁슨이 대학을 때려친 이유

“다들 ‘게을러지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Work hard to be lazy)’ 아닌가요?(웃음) 저같은 경우는 컴퓨터를 자동화해 개발 일을 줄이려 열심히 코딩하는 거고요. 딥러닝이 다른 게 아니고 컴퓨터에 데이터, 툴, 패턴을 입력하고 엔터를 치면 자동으로 답을 얻는 기술이잖아요, 게임같이. 이게 딥러닝의 굉장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깁슨 CTO는 2010년 미시간공과대학교를 들어가 컴퓨터 공학과 경영정보시스템을 전공했다. 이때 그는 코딩하는 시간을 줄여야 개발자가 경영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여기에 1년 정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t, AI) 관련 심화 수업을 들었다. 코딩하는 시간을 줄이려면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하겠다는 걸 이때 깨달았다. 게을러지기 위해 열심히 코딩한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그는 대학을 다니는 동안 DL4J를 개발했고 비영리회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러다 3학년 때 첫 번째 설립한 스타트업이 성공을 거두자 대학을 중퇴했다.

“이미 돈을 버는데 학교에 왜 다녀야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2012년 첫 번째 만든 스타트업에선 실시간 주식 거래 사업을 했어요. 해외 거래에 주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판매했죠.”

두 번째, 세 번째 스타트업은 잘 안됐다. 하지만 어쨌든 그는 하고싶었던 딥러닝 관련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업계 관계자와 네트워킹을 하기 위해 20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머신러닝 컨퍼런스(Machine Learning Conference, 이하 ML 컨퍼런스)'에 참가했다. 그는 여기서 조시 패터슨(Josh Patterson)을 만났다. 깁슨 CTO는 "모든 것이 여기서 시작됐다"고 회상했다.

“ML 컨퍼런스에서 조시 패터슨과 오픈소스, 하둡(Hadoop), 쿠다(CUDA) 등 정말 다양한 주제로 대화했어요.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교류 방식으로 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아갔죠. 결국 그와 2013년 스카이마인드를 공동창업했고 올해엔 딥러닝 관련 책 <Deep Learning – A Practitioner's Approach>를 함께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