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Microsoft Research, 이하 MSR)의 대외협력 분야 중 학생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해 적었다. MSR은 학생들을 지원해 인재로 키워내는 것 뿐만 아니라 교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이번 회에서는 각 분야별로 창의적인 연구를 하고 있는 교수와 연구진을 지원하는 연구협력 프로그램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이미란 [email protected] | 이미란 상무는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학술연계 및 지원을 담당으로 한국과 아태지역의 대학들과의 협업을 책임지고 있다. 2005년에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에 합류한 뒤 대학 및 연구소, 교육 관련 정부 기관과의 장기적인 협력 프로그램을 기획, 개발하고 관리하고 있다.

정리 : 장혜림 기자 [email protected]

마이크로소프트는 40년 역사를 지닌 글로벌 IT 기업인만큼 관련 경험과 노하우, 자원을 갖추고 있다. 학계에서 직접 이런 인프라를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글로벌 기업이 가진 자원을 공유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술 발전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은 1970년부터 1980년 사이 정부 주도 경제 개발 과정을 거쳤다. 이와 함께 산업계의 기술 개발을 도모하기 위한 기초, 응용 과학 연구 개발 역시 정부 주도로 이뤘다. 이 계획 아래 대전 과학 단지와 정부가 출자한 연구소들이 세워졌다. 최근까지도 많은 연구소와 대학에서 국가 지원을 받아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분야를 커버하기는 힘들고 대학 환경에서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기도 힘들다.

독창성과 다양성, 잠재성을 갖춘 연구 주제들을 지원하기 위해 민간 분야에서의 지원이 꼭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대개 기업과의 연구 협력을 진행할 때는 연구 지원이 단발적인 프로젝트 지원이거나 성과 위주가 되기 쉽다. 때문에 필자가 만난 한 교수는 연구 지원을 받은 것인지, ‘연구 용역’을 받은 것인지 헷갈린다는 지적도 있었다.

MSR은 연구 협력과 관련해서도 ‘사람중심 인재양성 플랫폼’의 큰 틀 아래에서 진행하고 있다. IT의 경우 당장 결과를 내기 힘든 연구 주제들이 많기 때문에, 단기간 프로젝트 결과가 아니라 미래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예를 들어, 웹에 떠돌아다니는 데이터를 모아서 패턴을 도출해내고 이를 다시 정형화 하려면 몇 년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MSR의 역할은 이러한 연구를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에 필요한 소스나 기자재가 없어 연구가 늦춰지는 것을 막고, 최대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지원한다. 산업계에서는 끈기를 가지고 미래의 가치에 투자해야 하고, 학계는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아야 진정한 이공계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반짝 지원이 아닌 자원을 제공하는 연구협력

MSR의 학술연계와 지원 프로그램은 기존의 산학연 프로그램과 다르다. 기업이 연구를 지원하고 대학은 진행한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기존의 프로그램과 달리 여러 참여자가 연구를 실행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토대를 지속적으로 마련하는 플랫폼이라 볼 수 있다. MSR이 2005년부터 국내 대학, 연구소와 협업하면서 금전적으로 지원한 규모는 약 100억 원이다.

더 큰 지원은 연구비가 아닌 연구 리소스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다른 협력 프로젝트를 보면 지원금을 받아 기자재를 사는 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MSR은 연구에 필요한 디바이스를 제공하거나 소스 코드를 공개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는 그 특성상 연구소와 대학이 구하기 쉽지 않다. MSR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빅데이터를 연구 샘플로 쓸 수 있게 지원한다. 또 이를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인 클라우드 애저(Azure)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