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100년을 내다보고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이 2014년 지금 의미를 갖기 위해선 IT가 아이들의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내다 볼 수 있어야 한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선생님이 가장 먼저입니다’라는 주제로 한국 포럼을 열었다. 장혜림 기자 [email protected]

“영화 설국열차를 보면 앞 칸과 꼬리 칸 삶의 차이는 극명합니다. 앞 칸 사람들은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만 먹으며 유흥을 즐깁니다. 반면 꼬리 칸 사람들은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양갱을 먹으며 하루하루 버팁니다. 우리 아이들을 어느 칸에 태울 것인가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여기서 선생님들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용갑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공공사업본부 전무가 5월 31일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에듀케이터 네트워크 2014 한국 포럼’ 기조연설에서 한 말이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교육 프로그램이 단순히 선생님들에게 IT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대신 그는 전세계 아이들이 정보 접근 격차와 경험의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MS가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4월 3일 열린 미래교육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미래교육 캠페인 담당 서은아 부장도 “미래교육 변화는 선생님으로부터 시작한다”며 “특히 우리나라에 전교생 60명 이하의 학교가 전체 41%에 달하는데 이런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MS와 같은 기업이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계속해서 이 전무는 지금까지 이어온 미래교육 프로그램에서 얻은 7가지 교훈을 선생님들에게 제시했다. 여기에는 개방성, 활동으로 배움, 공감, 봉사하며 배움을 돕는 선생님들의 역할, 과정, 공동체 수립, 선생님 권한 강화가 포함됐다. 이 전무는 “선생님들은 새로운 기술에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합니다”라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공감하고 기술을 이용해 활동하면서 교육 및 학습을 하는 것입니다”라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이 전무에 이어 이은상 서울 신방학중학교 선생님이 ‘2014 글로벌 포럼, 세계의 교실 변화’를 주제로 키노트 발표를 했다. 그는 “사람들이 교육에 대해 생각할 때 너무 우리나라 안에서만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에선 ‘스마트 교육’이 첨단 기기, 학교의 물리적인 환경을 일컫지만 시애틀에 다녀와 보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애틀 혁신학교들을 돌아보니 선생님들은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학생들은 ‘여기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선생님은 시애틀의 혁신학교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수업 장면으로 PBL교수법(Problem Based Learning)이 실제로 이뤄졌던 모습을 꼽았다. 담당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문제를 던져주고 그룹별로 해결하라고 한 뒤 교실에서 나간다. 지시, 감독하는 선생님이 없어도 학생들은 그룹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기록한다. 그동안 선생님은 학생들과 1:1 교육을 실시한다. 이 선생님은 이것을 진정한 ‘미래교육’이라고 불렀다.

2014년 5월 31일에서 6월 1일 이틀에 걸쳐 열린 이번 포럼은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주최로 열렸다. 포럼의 취지는 미래교육의 비전을 제시하는 ‘대한민국 선생님의 축제의 장’이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1,000여명의 교사 및 교육 관계자가 참석해 현장 교육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5월 31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종일 이어진 행사 중 오후 세션에서 선생님들은 직접 강연에 나섰다. 학교 차원의 변화가 필요한 이유와 방법을 주제로 한 ‘혁신학교’(Innovative School)트랙과 21세기 학습자 역량의 항목별 접근법을 담은 ‘I혁신교육자’(Innovative Teacher) 트랙으로 크게 나뉜 12개 강연이 이뤄졌다.

‘혁신교육자’ 트랙의 강사로 나선 현직 교사들은 교육 현장의 실례를 토대로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주제는 ‘지식구성과 자기조절을 통한 학습 역량 강화 방안’, ‘학습자가 현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교실 안팎의 역할과 방법’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