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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썬과 귀도 판 로썸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언어 파이썬(Python)를 만든 사람, 귀도 판 로썸과 이메일로 이야기를 나눴다. 얼굴을 직접 못봐서 아쉬웠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그의 유쾌함은 이메일을 타고 태평양 넘어 서울까지 전해졌다.

<aside> 🦊 편집자 주 파이썬은 어떤 플랫폼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인터프리터식, 동적 타이핑 대화형 언어로도 불린다. 파이썬은 비영리의 파이썬 소프트웨어 재단이 관리하는 개방형, 공동체 기반 개발 모델을 가지고 있다. C언어로 구현된 C파이썬 구현이 사실상의 표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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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썸 엔지니어는 파이썬의 이름을 좋아하는 코미디인 ‘몬티 파이썬 비행 서커스(Monty Python’s Flying Circus)’에서 따왔다. 이 코미디는 1969년부터 1974년까지 BBC에서 방영한 초현실주의 코미디다. 그는 초현실주의, 추상주의 등 현대 예술에도 관심이 많았다. 후에 소개한다.

<aside> 🦊 편집자 주 초현실주의 코미디는 무작위적이거나 의식의 흐름으로 유발하는 유머를 중심으로 한 코미디입니다. 관객의 기대를 벗어나는 의외성으로 유머 코드를 만듭니다. 때론 다른 장르와 매체를 패러디하며 전개하는데요. 몬티 파이썬 비행 서커스에서는 전통적이고 권위적인 가치를 낯설게해, 서구적이거나 남성중심적인 가치를 공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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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을 소개해달라.

A. 1990년 파이썬을 창시했고 지금은 파이썬 커뮤니티에서 ‘자비로운 종신 독재자’로 불리는 엔지니어다. 파이썬을 만든 이래로 계속 파이썬을 공부하고 발전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구글에서 일했으며 2013년부터는 드롭박스에서 스태프 엔지니어직을 맡고 있다.

<aside> 🦊 편집자 주

자비로운 종신독재자(이하 BDFL, Benevolent Dictator for Life) : 소수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리더에게 부여되는 칭호이다. 주로 커뮤니티 내에서 논쟁이 있을 때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려줄 수 있는, 프로젝트 창시자인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 BDFL로 불리는 개발자는 GNU 프로젝트 창시자인 리처드 스톨만(Richard Stallman), 리눅스 창시자인 리누스 토르발스(Linus Benedict Torvalds),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로썸 엔지니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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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05년 구글에 입사하기 전에는 몇몇 연구소와 스타트업에 있었다. 왜 대기업에 들어가게 된 건지.

A. 일했던 스타트업은 다 망했고 연구소는 내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래도 원래 엄청 강력하고 매력적인 제안을 받아야 직장을 옮기는 스타일인데, 1995년 CNRI(Corporation for National Research Initiatives)에서 받은 제안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미국에서 일할 기회를 처음 얻은 것이고 파이썬을 풀타임으로 연구하고 발전시킬 수 있어서였다. 그렇게 1999년까지 일해오면서는 학술적인 영역에서 더 이상 경력을 쌓지 못하리란 것을 깨달았다. 논문 쓰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일반 기업(구글)으로 입사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